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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런던 지하철, 스마트폰 데이터로 실시간 추적 시작…편의 향상일까 사생활 침해일까

by 유익한91년생 2025. 4. 20.

0. 런던 지하철, 이제 당신의 이동을 실시간으로 추적합니다

런던 지하철역에서 와이파이 심볼 위로 이동하는 승객들, 실시간 위치 추적을 암시
런던 킹스크로스 세인트 판크라스(King's Cross St. Pancras) 지하철역 승강장에서 승객들이 열차에 탑승하거나 이동 중이며, 천장에는 와이파이 심볼이 강조되어 있다. 사람들의 다양한 이동이 역내 실시간 추적된다는 콘셉트를 시각적으로 전달한다.

“지하철을 이용하는 모든 순간, 이제는 데이터로 기록된다.” 최근 런던의 지하철 운영 기관인 Transport for London(TfL)은 새로운 시범 정책을 도입하며 시민들의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 위치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목적은 명확합니다 — 더 나은 서비스 개선. 하지만 동시에 커지는 것은 시민들의 사생활 침해 우려입니다.

 

1. Wi-Fi 기반 위치 추적 기술, 어디까지 가능한가?

이번 TfL의 프로그램은 런던 전역의 260개 지하철역에서 승객의 스마트폰 Wi-Fi 신호를 기반으로 위치를 추적하는 방식입니다. 승객이 지하철의 Wi-Fi에 접속하지 않아도, 스마트폰의 Wi-Fi 기능이 켜져 있기만 하면 추적이 가능합니다.

이 기술을 통해 TfL은 사람들이 개찰구에서 플랫폼까지 얼마나 걸리는지, 어느 열차가 얼마나 붐비는지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TfL은 더 많은 열차를 투입하거나, 혼잡 경로에 대한 알림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2. 더 나은 운영 vs 개인정보 침해, 논쟁은 시작됐다

TfL은 이 데이터를 “익명화된 정보”로 처리하며, 내부에서도 제한된 직원만이 접근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나 재식별화(Re-identification)의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는 전문가들도 많습니다. 익명 데이터라도 다른 정보와 결합되면 특정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영국 내에서는 이 정보가 법 집행기관과 공유될 수도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TfL은 범죄 예방이나 수사 목적으로 합법적인 요청이 들어오면 해당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3. 비슷한 추세, 세계 곳곳에서도

런던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미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는 공유 스쿠터와 자전거에 GPS를 의무화하고, 차량 이동 데이터를 시 정부에 실시간으로 전송하고 있습니다. 이 정보를 통해 도시 계획을 정밀하게 수립하려는 움직임은 긍정적으로 평가되기도 합니다.

애리조나주의 플래그스태프 시 교통국은 StreetLight Data라는 회사를 통해 교통 흐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새 도로를 짓는 대신 버스 운행을 늘리는 선택을 했고 이는 혼잡 완화로 이어졌습니다. 데이터 기반 정책 결정의 대표적 성공 사례입니다.

4. 시민의 권리는 어떻게 보호될까?

데이터 수집이 불가피해 보이는 지금, 핵심은 투명성과 동의입니다. 현재 TfL은 각 역에 안내문을 부착하고 있으며, Wi-Fi 기능을 꺼야만 추적이 차단됩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이 충분한 동의로 볼 수 있는지는 여전히 논란입니다.

향후에는 Wi-Fi 기반 추적뿐 아니라 앱, QR 코드, 생체 정보 등 다양한 수단이 도입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결국 기술이 앞서나가고, 법과 윤리가 뒤쫓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시민의 편의와 공공 안전, 그리고 사생활 보호 사이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시민 사회의 지속적인 감시와 참여가 절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