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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AI가 만화 산업을 집어삼킬까? 창작자들이 느끼는 불안과 생존 전략

by 유익한91년생 2025. 4. 20.

0. AI가 만화 산업을 위협하는가? 창작자의 불안과 가능성 사이

AI 그림과 손그림을 비교하며 고민하는 만화 작가를 묘사한 일러스트
디지털 드로잉 스타일의 일러스트레이션. 한 만화가가 컴퓨터 앞에서 AI 생성 이미지와 자신의 손그림을 비교하며 고민하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AI의 부상과 전통적 창작 방식 사이에서 갈등하는 현재 만화 산업의 현실을 은유적으로 담아낸 그림이다.

수십 년 동안 여러 차례 위기를 겪었던 만화 산업이 이제 또 하나의 중대한 기로에 놓였습니다. 이번에는 기술의 진보, 즉 인공지능(AI)이라는 이름 아래 등장한 새로운 변수 때문입니다. 디지털화와 글로벌 플랫폼의 확산이라는 흐름 속에서도 끈질기게 생존을 이어온 이 산업이, 이제는 AI로 인해 그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1. 만화를 위협하는 기술의 실체: 생성형 AI

최근 등장한 생성형 AI는 기존의 이미지, 텍스트 데이터를 학습해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어냅니다. 이 기술은 빠른 속도와 높은 효율성을 무기로 작가들이 오랜 시간 쏟아야 했던 작업을 단 몇 초 만에 완성할 수 있게 합니다. 이는 많은 독립 작가들에게는 희소식일 수 있지만, 반대로 숙련된 일러스트레이터나 만화가들에게는 생존을 위협하는 기술로 다가옵니다.

특히 업계에서는 AI로 생성된 이미지들이 기존 작가들의 작품을 무단 학습한 결과라는 점에서 ‘저작권 침해’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실제로 CNN 보도에 따르면, 일부 작가들은 자신이 직접 작업한 이미지들이 AI 학습에 무단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에 분노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수익 기회마저 빼앗기고 있다고 말합니다.

2. AI를 받아들이는 또 다른 시선

반면,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작가들도 있습니다. ‘타노스’라는 캐릭터로 유명한 전설적인 마블 작가 짐 스타린은 한 인터뷰에서 향후 작업에 AI를 활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AI가 창작의 효율성을 높이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는 점에서, 반대보다는 수용과 적응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비쳤습니다.

또한 디지털 만화 플랫폼인 웹툰(WEBTOON)도 IPO 보고서에서 AI 기반 자동 채색 및 3D 모델링 툴을 도입해 창작자들의 부담을 줄이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중소 규모의 독립 창작자들에게는 반복 작업을 줄이고 빠르게 완성도를 끌어올릴 수 있는 AI의 기능이 오히려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3.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과 세대 간 갈등

그러나 이러한 흐름은 기존 일러스트레이터와 신진 작가들 사이에 새로운 갈등을 낳고 있습니다. 현재 활동 중인 작가들은 AI로 인해 자신들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고 느끼고 있으며, 신진 작가들은 ‘첫 발을 디딜 기회조차 없을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낍니다. 이는 단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세대 간의 생존 방식과 직업윤리에 대한 충돌이기도 합니다.

더욱이, AI의 발전으로 인해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퀄리티보다 양’을 중시하는 콘텐츠가 대량 생산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베테랑 작가들은 “훈련 과정이 사라진다”는 우려를 제기하며, 이러한 흐름이 창작자 양성과 교육 시스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4. 저작권 보호를 위한 법적 움직임과 방향

현재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는 AI 학습에 사용된 데이터에 대한 저작권 보호 움직임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CNN 보도에 따르면, 뉴욕 코믹콘에서는 작가와 변호사들이 함께 참여한 패널이 열려, AI 학습을 막기 위한 계약서 문구 삽입법과 저작권 대응 전략 등이 공유되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음악 산업의 스포티파이 도입처럼 AI 학습용 콘텐츠에도 라이선스 체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는 창작자들이 데이터 제공의 대가로 일정한 수익을 얻을 수 있게 하는 방식이며, 콘텐츠 산업 전반의 ‘합리적 공존’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5. 위협인가, 진화의 기회인가

분명 AI는 만화 산업에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창작 기회와 생산성 향상을 위한 도구로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중요한 것은 기술의 발전 속도를 따라잡으며 법적·윤리적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것, 그리고 AI가 인간 창작자의 고유한 감성과 상상력을 대체하는 것이 아닌 보완재로 작동할 수 있도록 환경을 설계하는 것입니다.

AI의 도전은 ‘만화의 죽음’이 아니라, 어쩌면 ‘진화’의 전조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