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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인스타그램, 결국 분사? 저커버그의 고백과 메타의 위기

by 유익한91년생 2025. 4. 17.

0. 저커버그, "인스타그램 분사 고려한 적 있다"… FTC 독점 소송에서 드러난 메타의 민낯

마크 저커버그가 법정에 출석하는 장면과 함께 인스타그램, 왓츠앱, 페이스북 아이콘이 갈라지는 에디토리얼 일러스트 이미지
FTC 반독점 재판에 출석하는 마크 저커버그의 모습과 메타의 로고, 균열된 플랫폼 아이콘들이 함께 묘사된 디지털 일러스트. 소셜 미디어 제국의 위기와 법정 심판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2025년 4월, 워싱턴 D.C. 연방법원에서는 메타(Meta)에 대한 연방거래위원회(FTC)의 반독점 소송이 본격화되며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되었습니다. 이 재판에서 가장 주목받은 순간은 마크 저커버그 CEO가 직접 법정에 출석해 무려 10시간에 걸쳐 증언한 장면입니다. 그는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을 인수한 과정, 그 당시의 판단, 그리고 오늘날 소셜미디어 시장에 대한 인식을 자세히 밝혔습니다.

이번 재판은 메타가 ‘성장’이라는 명목으로 유망한 경쟁자를 인수해 경쟁을 제거했다는 FTC의 주장을 입증하려는 자리입니다. 그 과정에서 공개된 내부 이메일과 증언은 페이스북이 단순한 커뮤니티 서비스에서 거대 플랫폼 제국으로 성장해 온 과정이 얼마나 철저히 계산된 전략의 결과였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1. “언젠가는 인스타그램을 분사해야 할 수도 있다”

재판에서 가장 충격적인 문장은 2018년 저커버그가 보낸 내부 이메일에서 나왔습니다. 그는 “빅테크를 해체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고, 5~10년 내로 우리가 인스타그램이나 왓츠앱을 강제로 분사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라고 언급했습니다.

심지어 그는 “많은 기업들이 분사 후 더 좋은 성과를 낸다”는 언급까지 남겼습니다. 이는 단지 법적 리스크를 의식한 수준을 넘어, 인스타그램의 독립 가능성을 실무 차원에서 진지하게 고려했음을 보여주는 단서입니다. 메타는 결국 분사를 선택하지 않았고, 지금은 법원에서 그것을 막기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2. 인수의 본질은 ‘성장’이 아닌 ‘억제’였나?

FTC 측은 메타가 경쟁자를 제거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인수에 나섰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저커버그는 2011년 이메일에서 “인스타그램은 우리의 페이스북 카메라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우려를 드러냈고, 1년 후 10억 달러에 인스타그램을 인수했습니다.

왓츠앱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2013년 내부 대화에서는 “왓츠앱이 페이스북과 유사한 기능을 도입해 미국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경고가 등장했고, 메타는 재빨리 190억 달러라는 초대형 규모로 인수를 단행했습니다. FTC는 이러한 사례를 들어, “이 인수들은 단지 제품 향상이 아닌 경쟁 제한을 위한 목적이었다”라고 주장합니다.

3. 페이스북의 핵심 기능, ‘친구 추가’는 퇴색 중

재판 과정에서 저커버그는 흥미로운 진술도 남겼습니다. 과거 페이스북의 핵심 기능이었던 ‘친구 추가’와 ‘친구와의 공유’는 최근 지속적으로 감소세라는 점입니다. 그는 내부 문서를 인용하며 “친구 추가 자체가 줄고 있으며, 사용자의 콘텐츠 공유 방식이 점점 더 비공개형 채널로 옮겨가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즉, 피드 중심의 공유보다는 메신저나 그룹채팅을 통한 폐쇄형 소통이 늘고 있는 것이죠. 이는 단순한 기능 변화가 아니라, 메타의 비즈니스 모델이 대중성과 연결성을 바탕으로 한 오픈 네트워크에서 점점 **개인화·밀접한 소통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4. 유튜브와 크리에이터 시장의 위협

틱톡의 부상만큼이나, 저커버그는 **유튜브를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지목했습니다. 그는 “사람들이 유튜브에 머무는 시간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합친 것보다 많고, 크리에이터들이 수익을 창출하기에도 유튜브가 가장 유리하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메타가 릴스(Shorts), IGTV, 페이스북 Watch 등을 통해 동영상 시장을 공략했음에도 불구하고 유튜브가 갖는 생태계 완성도와 사용자 충성도를 넘기 어렵다는 현실을 인정한 셈입니다. 영상 기반 소비의 확대는 메타에게 새로운 도전이자 변화의 촉진제가 되고 있습니다.

마무리: 플랫폼 제국에 대한 사회적 심판

이번 FTC 소송은 단순히 메타의 경영권에 대한 논쟁이 아니라, 디지털 플랫폼 기업의 성장 방식이 사회적, 법적 기준을 넘어섰는지를 평가하는 시험대입니다. 인수는 성장이자 혁신일 수 있지만, 그것이 시장의 다양성과 공정 경쟁을 해치는 순간, 독점이라는 굴레에 빠지게 됩니다.

저커버그는 법정에서 메타가 “사용자 경험을 향상하기 위해 인수한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그 배경에 경쟁 차단이 있었다는 의심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향후 판결 결과는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의 운명뿐 아니라, 글로벌 빅테크의 인수 전략 전체에 파장을 미칠 것입니다.